조문시 '이 질문 만큼'은 하지 마세요~
“며느리가 안 왔다더라”, “암이라던데?” 조문 자리에서 도는 이 말들, 정말 위로가 될까요?
안녕하세요. 장례백서의 장례전문가 장백이입니다. 저는 매일 다양한 장례 현장을 마주합니다. 슬픔이 가득한 그 자리에 서서 유족의 눈물을 닦아주고, 고인의 마지막을 존엄하게 지켜드리는 것이 제 일입니다. 그런데 종종, 장례식장 분위기를 망치는 단 한 마디의 말 때문에 유족이 더욱 깊은 상처를 입는 경우를 봅니다. ‘카더라’로 시작되는 확인되지 않은 말, 개인적인 추측과 소문. 이것이 과연 조문 문화의 일환일까요? 오늘은 바로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.
목차
왜 조문 자리에서 말이 조심스러워야 할까?
장례식장은 단순히 모이는 자리가 아닙니다. 고인을 기리는 마지막 시간이며, 남겨진 이들의 슬픔을 받아들이는 과정이기도 합니다. 이 시기에 유족의 감정은 극도로 민감해져 있습니다. 그 속에 ‘~라더라’는 말 한마디는, 칼처럼 날카롭게 유족의 가슴을 찌를 수 있습니다.
그렇기에 조문 자리에서는 말보다는 침묵이, 추측보다는 공감이, 소문보다는 조용한 인사가 필요합니다. “뭐 때문에 돌아가셨대?”라는 질문, “며느리는 왜 안 왔어?” 같은 말은, 듣는 순간 유족의 감정을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.
실제로 자주 등장하는 '카더라' 유형
유형 | 예시 | 문제점 |
---|---|---|
병명 추측형 | “암이라더라”, “병원 잘못 골랐다더라” | 고인의 명예 훼손, 유족 죄책감 유발 |
가족 평가형 | “며느리는 안 왔더라”, “형제끼리 사이 안 좋다더라” | 가정사 유출, 오해 조장 |
경제 언급형 | “장례식장 비싸 보이던데?” | 유족 부담 가중, 사적인 결정 비하 |
조문 말 한마디가 낳은 실제 사례들
- 40대 여성 A씨는 어머니 장례식장에서 “다른 병원이었으면 살았을 텐데”라는 말을 듣고, 죄책감에 시달리다 불면증까지 겪었습니다.
- 유산 장례를 치른 B씨 부부는 “다음에 낳으면 되잖아”라는 말에 큰 충격을 받고, 이후 조문 자체가 두려워졌습니다.
- 아내를 잃은 60대 남성 C씨는 “남편도 참 고생 많았다”는 말에 수년간 상처를 간직했습니다.
조문 발언, 우리 사회 문화의 문제점
장례식을 ‘정보의 장’처럼 소비하려는 태도는, 단지 개인의 실수로만 치부하기엔 문제가 큽니다. 이는 곧 우리 사회의 애도 방식, 인간관계의 경계, 공적/사적 영역에 대한 인식 부족을 드러내는 단면입니다. 특히 정보 중심 사회에서 “듣자 하니~” 식의 발언은 빠르게 퍼지고, 나비효과처럼 커다란 파장을 낳기도 합니다.
단순히 예의 없는 말이 아니라, 문화적 왜곡이자 구조적 결례인 것이죠. 그래서 더더욱 문제를 바로잡아야 합니다.
조문 시 말은 어떻게 해야 할까?
상황 | 하지 말아야 할 말 | 바람직한 말 |
---|---|---|
사망 원인 | “무슨 병이었대?”, “갑자기 갔다며?” | “편찮으셨다고 들었습니다. 깊이 애도합니다.” |
가족 구성 | “며느리는 왜 안 보이냐?”, “자식은 몇이야?” | “힘든 시기에 가족분들이 함께 있어서 다행입니다.” |
장례 비용 | “여기 빌리는 데도 꽤 비싸다던데?” | (불필요한 언급 없이 조용히 인사) |
입을 다무는 것도 애도입니다
- 말보다는 눈빛, 고개 숙임, 손잡음 등 비언어적 애도의 힘을 믿어야 합니다.
- 조문 자리에서는 정답이 없는 말보다, ‘입 닫고 마음 열기’가 더 깊은 예의가 될 수 있습니다.
병명은 민감한 사생활이며 유족이 밝히지 않았다면 언급 자체를 피하는 게 좋습니다.
“깊이 애도합니다”, “마음 추스리시길 바랍니다” 정도면 적절합니다.
많은 조문객보다 조용히 진심으로 함께하는 사람이 더 깊은 위로가 됩니다.
장례는 누구에게나 낯설고 어렵습니다. 특히 가까운 지인의 상을 접했을 때, 우리는 무엇을 말해야 할지 막막해지곤 하죠. 하지만 그럴수록 ‘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’이 오히려 가장 따뜻한 말이 될 수 있습니다. 깊이 숙인 절 하나, 조용한 눈인사 하나, 그것으로도 충분합니다. 장례식장은 위로의 공간이어야 합니다. 소문이 아닌 진심이 머무는 장소.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새로운 조문 문화입니다. 오늘 이 글을 통해, 당신의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겐 칼이 아닌 손수건이 되길 바랍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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